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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2014.03 Bali

(9) 코마네카 탕가유다 리조트.



정말 푹~ 자고 느즈막히 일어났다. 




아침 먹으러 갈까 말까 하다가...그냥 방으로 주문하기로 했다. 


오빠가 전화로 주문했는데... 한참 통화한다. 

대체 뭐하나 했는데, 하나하나 세심하게 물어보시는 섬세한 서비스!!!!! 

오빠왈 : 영어못하면 전화로 아침 주문못하겠다. 근데 인애야, 또 한편으로는 

             영어 아무리 못해도 이정도는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아침은 주문해서 먹을정도는 되야지.




으헉... 푸짐한 아침상;;


브레드바스킷. 종류별로 빵이... 하앙...


아침은 저 마당테이블에 차렸다


아침먹으면서 보면 정면에 마당. 

대문을 열었을때 방이 직접 보이지않게 중간에 뭔가 설치되어있는게 인상적.


한명은 아메리칸식이고 (브레드 바스킷) 한명은 컨티넨탈식 (토스트).

빵 좀 많이 달라고 하니 브레드 바스킷에 빵을 엄청 넣어주셨다. 원래 이렇게 많이 주시는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다 맛있다!

나는 삶은계란을 주문했는데 몇분 삶아주냐고도 물어봐준다 ㅎㅎㅎ 9분~으로 요청

너무 맛있었는데 양이 많아서 좀 빵을 남겼다. 행복한 아침식사였음.



그리고 있다가 수영하러 나가면서 하얀색 옷을 입은 남자분들을 마주치는데 

우리가 지나가며 인사하니 아침어땠어~? 물어본다. 

그냥 그런 스몰토크려니 하고 나이스했지 하고 지나갔는데

뒤돌아서 생각해보니 약간 옷차림도 그렇고 쉐프들인가???? 싶은 생각.

그래서 콕찝어서 아침 어땠냐고 묻는건가? 라고 생각하니 ... 

왠지 만든사람의 정성이 느껴져서 음식 하나하나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더 해가 오르기 전에 수영을 해야겠다며 수영복을 챙겨입고 메인풀로 갔다. 

오빠는 처음으로 태닝오일바르고 좀 태워보겠다며 의지를 불태웠고, 나는 오랫만에 수영하겠다며. 


수영장가는길. 곳곳에 놓여진 작은 제물들. 너무 귀요오...

오늘 하늘 넘 좋다. 히히. 구름이 아주 그냥.... (구름이 많더니만 결국 비가 내렸다지 ㅎㅎ) 


오빠는 그냥 태닝오일바르고 눕고... 




나는 수영장에서 혼자 놀았다. 



수영 배웠다고 물위에서 훌러덩 드러눕는걸 다행히도 안무서워해서 누워서 떠있기... 

얼굴에 내리쬐는 햇살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좋구나... 



신랑이 들어와서 수영하는 동안 잠시 나와있으려니, 스탭이 그새 다가와서 

뭐 마실거 가져다줄까? 한다. 아힝.. 먹을까말까. 


한참뒤에는 차갑게 식힌 워터스프레이(꽃향기나는)를 들고와서 준다 ㅠㅠ 깜짝. 

안그래도 태닝오일을 처음 사용해보는지라 이것저것 정보 찾아보고 있었는데, 

수영후에는 뜨거운 물이나 박박 문질러 샤워하는 식으로 피부에 무리를 주지말고 

좀 차가운 물로 열을 식히고 피부를 안정시키는게 좋다고. 그런 글귀를 읽고있었던지라.... 

감동하며 받아서는 얼굴에 뿌리고 몸에 뿌리고. 향도 좋고.... 


아참, 여기 어메니티도 좋다 (샴푸, 바디클렌저, 컨디셔너, 비누. 모두 좋아서 다 가져오고 싶었는데 그냥 재활용통에 계속 제품만 넣는 식인것 같아 이런건 왠지 챙겨오기 뭐해서 못가져왔다 ㅎㅎ 체크아웃할때 구입할수 있으면 살까도 했는데,... 쉽게 말이 안떨어져서....... 시무룩..) 


너무 고급 서비스는 부담스러운 수준의 삶인데... 

여기서는 이런 서비스를 받으면서도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고 좋아서 하나~도 안부담스러웠다. 

친절하면서도 순박하면서도 예의바르면서도 절대 굽신거리지도 않으면서도... 

나오면서도 별다섯개 빵빵주고옴.



수영에 약간의 미련이 남아있을때쯤...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고민중이었는데 차라리 잘됐다 싶어 짐싸서 들어가는데, 

이미 몸도 홀딱 젖었고 해서 타월을 뒤집어쓰고 방으로 가는데.... 

가는도중에 보니 저 3층에 있던 직원이 우산씌워주려고 뛰어내려오는.. ㅠㅠ 

괜찮다고 하니 걱정스럽고 미안한 눈으로 본다. “괜찮아요, 요 바로 앞이 숙소~”. 



근데 생각보다 비가 많이 왔다. 

그래도 날은 밝으면서도 소낙비가 내리니 보기에도 시원하고 소리도 좋고, 

방안에서 통유리를 통해 바라보는 바깥 운치도 너무 좋다. 

퍼펙트. 해서 점심도 굶고 게임하고 뒹굴. ㅎ



그렇게 비구경하며 빈둥... 

비가 계속와서 나가기는 싫었다. 

소나기일줄 알았는데 제법 하루종일 그쳤다 내렸다를 반복했다. 


4시쯤 애프터눈티나 먹으러 가자고 다시 나왔다. 

아주 살짝만 비가 오길래 갔는데, 오늘은 레스토랑 1층(수영장 있는 층)에서 한다. 처마가 있어서인가보다. 




처음에 체크인할때 설명해주신분이 

애프터눈티때 매일매일 색다른 발리 전통 케익을 맛볼수있을거라고 했는데, 응. 그런게 너무 좋더라. 

커피마시며 쉬다가... 

5시 셔틀타고 나가서 환전도 하고 저녁도 먹고 내일 공항갈 택시기사도 한명 알아보고 오자고 해서, 

그럴 요량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갑자기 또 비가 미친듯이 내린다. 




방에 들어가서 나오고싶지않다.... ;는... 표정을 내 얼굴에서 읽은 신랑이... ㅎㅎ 

오늘의 일정을 리조트에서 뒹굴거리는걸로 전면 개편한 신랑. 

고마워 덕분에 잘 쉬었어. ^^



비가 오니 확실히 기온이 좀 낮은가보다. 

여기 왔을때부터 에어컨 바람에 약간의 알러지기침같은 반응을 신랑이 자꾸 보였는데 (나도 순간순간) 

신랑은 그 정도가 심해서 재채기를 너무 많이하다보니 두통까지 온다고.... 

그래서 사실 어제밤부터 에어컨은 끄고 있었는데, 

그러고보니 에어컨을 안켜도 덥지않을정도의 기온이다. 


한국의 겨울을 버티다 간 나와... 매일 30도를 웃도는 싱가폴에서 지내다간 신랑과는

습도와 온도에 대한 반응이나 적응력이 좀 다르기 마련인데, 

내가 안춥다고 버티다 보니 신랑도 괜찮다 괜찮다 했던것 뿐이지. 사실 신랑의 몸은 지금 

급격히 낮아진 온도에 힘들어하고 있었나보다. 이젠 열도 나기 시작한다 ... 헉... 


새로산 Good day 초코치노를 코코아라며 뜨끈하게 오빠를 타줬는데. 

커피가 안들은건줄 알았는데; 초코맛이 많이 나긴하지만 커피가 안들어있는건 아닌가보다. 

커피를 먹이고 싶진 않았지만 의도치않게 커피들은 코코아를 뜨끈하게 한잔 먹이고 신랑재움. 



저녁은 방으로 시켜먹을까 했는데, 밖에 비가 여전히 계속 와서... 들고오는 사람들도 힘들겠다 싶고, 

바로 만들어오는 음식이라고 해도, 가서 그냥 뜨끈한 음식 먹는게 낫겠지 싶어서 

기운내서 레스토랑으로 고고. 



이번에 오빠가 긴팔을 하나도 못챙겨와서 내 긴팔옷을 걸치고, 내 스카프를 걸치고 

잠옷용으로 가져온 긴바지 ㅋㅋ (밤이라 안보여서 다행) 



레스토랑에 가자마자 오늘은 오빠가 똠양꿍을 시켰다. 

그러면서 매운고추좀 슬라이스해서 달라고 하니, 우리의 귀여운 센스남 루디님이... 

"혹시 국물을 그냥 좀 더  매콤하게 내달라고 할까?" 라고 물어봐준다. 짜식... 센스짱.

그리고 국물좀 많이 달라고 하니 알았다고. 결과물은 흡족!


그리고는 춥냐며... 담요좀 가져다줄까? 도 물어본다. ㅠㅠ 

괜찮다고 하니 그럼 방에다가 담요좀 가져다놔달라고 내가 얘기해놓을께. 

나중에 방에가니 난 무릎담요정도 생각했는데 덮고자는 두꺼운 담요 두장이나 가져다놔줬는데... 

진짜 그거 덕분에 신랑 하루만에 나은듯 ㅠㅠ 루디님 너무 좋앙. 

교육을 통한 서비스센스가 있고, 인격적으로 갖춘 서비스센스도 있는데 루디님은 둘다 갖춘듯 하다. 

여기 스탭분들이 기본적으로 일터라고 생각안하고 자기 집에 온 손님대접하듯 해주는지라 참 좋다. 

(아고다 리뷰도 보면 그런 리뷰가 많이 있었는데 ~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친절' 뭐 이런거 ㅎㅎㅎ) 


오빠는 똠양꿍을 흡입하고, 고기스테이크를 먹었고. 

나는 인도네시아 음식으로 삼발소스에 새우 버무린거를 먹었다. 

나는 삼발소스도 너무 좋아하고, 생각보다 여기와서 씨푸드를 얼마 못먹어서 좀 아쉽기도 했고. 

플레인 라이스도 추가했는데 나중에 계산서 보니까 라이스는 공짜인가보다. 

라이스 시키면, 음식나오고 나서 나무통에 뜨끈한 밥을 들고와서 접시에 퍼준다. 



똠양꿍

삼발소스로 버무린 새우 요리

오빠 고기요리. 고기먹고나면 파인애플이 소화를 돕는다는데, 파인애플 조각이 귀엽다



밥도 잘 먹었고, 돌아와서는 언넝 잠자리에 들었다. 

담요 두장은 답답하지 않겠냐는 오빠는... 생각보다 많이 앓아서 두장을 다 덮고 자야할 정도였다. 

새벽에 잠시 깨서 만져보니 막 몸이 불덩이라서 ㅠㅠㅠㅠ

(그나마 다행히도 두통이나 몸살같은 통증은 심하지 않았고) 

오빠가 요즘 진통제중에 제일 신봉하는 '파나돌'을 먹였다. 

파나돌먹고 담요 2장 덮고 그렇게 한두시간 더 잤나. 그랬더니 엄청 땀내고 열은 좀 내리고.... 

나아진거 같다고 아예 뜨꺼운물로 샤워를 하고 옷을 깨~끗하게 갈아입은 후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까지 잘 잤음...... 다행이야 신랑...... 



결혼하고 거의 십년동안 다닌 여행중에 가장 좋았던 숙소였던것 같다. (지난 기억들이 잊혀져서 그럴지도..) 


저녁때 레스토랑에서 

저쪽에 앉아있던 중국인 커플은 계속 매니저랑 실갱이를 하던걸 보면 

100% 만족할 수 있는 곳은 역시 없는것 같다 싶지만,

주변인들에게 추천을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