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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 이란

3) 09.04.28. 쉬라즈(Shiraz) - 본격적인 이란에서의 첫날.

 

   쉬라즈로 떠나는 국내선 탑승  

공항에서 밤새 '고대페르시아의역사' 책도 읽고, 론니플래닛도 읽었다.
잠도 자고,.. 훈빠랑 얘기도 하고,...
꽤 긴시간을 killing!! 한것 같은데 피곤해서 그런지 참 긴 시간으로 느껴진다.....
겨우 6시간 좀 넘게 흘렀을뿐인데.

티켓팅창구오픈에 대한 안내를 해주는 전광판.
다른건 몰라도 숫자정도는 Farsi로 읽는법을 알아야 한다.
   현재 전광판에 따르면 10시 15분 출발 비행기까지만 오픈되어 있는 상태.


겨우 기다렸다가 티켓팅을 하고, 배가 너무너무 고파서 T_T 식당을 찾았다.
공항내의 음식점이라 그런지 아주 싼편은 아니었다. 그냥 우리나라 물가랑 비슷한 느낌..
근데... 오믈렛이 너무 맛이 없었다.
그 뒤로 맛본 이란 음식들은 대게 너무 짜거나 달거나 했었는데,
어째 이 오믈렛은 소금을 한방울도 넣은것 같지 않은 맛이었다.
밍숭밍숭한 맛의 오믈렛과 아무맛없는 빵을 씹으며 간간히 반참삼아 소세지를 한입씩 아껴먹으며...
아침식사를 마무리했다.
 

밍숭밍숭 오믈렛, 밍숭밍숭 빵.

밍숭밍숭 오믈렛, 밍숭밍숭 빵. (음료값포함해서 2인에 4700토만)



보딩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한가득이다.

보딩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한가득이다.



10시30분 비행기는 살짝~ 연착이 되었고, 출발은 11시쯤 한것 같다.
그사이 ... 우리는 비행기를 타자마자 둘다 곯아떨어졌다. Zzz.... (드르렁,드르렁...)

1시간반정도의 비행에 나온 기내도시락.

1시간반정도의 비행에 나온 기내도시락. 살짝 눈뜨고 받아서 그대로 2개다 가방안으로...





   공항에서 택시타기  

공항에 내려, (드디어~^-^) 쉬라즈 시내로 들어오기 위해 택시office가 있어 보이는 근처로 갔다.
여기도 국제공항과 마찬가지로 오피스소속직원같은 분이 목적지를 받아적고 가격을 흥정한 후,
택시운전사에게 이를 전달하는 식이였다.
론니플래닛에서는 시내까지 1500 토만정도로 언급했는데, 아저씨가 5000 토만을 부른다.
아무리 물가가 올랐다고 생각하려해도 이건 좀 너무 심한것 같아 '비싸다'고 했더니
그럼 3000 토만 어떠냐고 한다. 한방에 많이도 깍아주신다. 정말 바가지요금이었던거야?? ..
론니에 비해서는 2배의 가격이지만, 흥정에 약한 우리는 3000 토만에 OK를 했다.
근데 역시 이정도 금액도 바가지를 많이 씌운것인가? 택시를 내릴때 약속한 3000토만을 내미니 택시아저씨가(흥정은 다른사람이 한거지만) 눈도 제대로 못마주치며 민망해하신다.

이란사람들 중 바가지를 씌우는 사람 물론 있었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너는 그 금액을 내야한다라고 설명도 한다. (말이 잘 안통해서 그렇지만)
그런데, 그럼에도 그다지 천연덕스럽거나 뻔뻔한 사람들같지는 않아보였다.
좀 과한 금액을 지불한다고 생각이 들때는 그 금액을 받는 사람의 태도를 보면, 짐작이 간다.
왠지 눈도 제대로 못마주치고..그런 태도를 보고나면 '좀 많이 부르긴했구나'라는 걸 느낄정도이다.
스스로 조금이라도 부끄러워할줄 안다면 그나마 조금이라도 다행인것은 같다만,
우리같은 사람이 그걸 눈감아 줌으로 인해 그 사람이 한번두번 그런행동을 하다가
나중엔 아주 뻔뻔한 사람이 될거라고 생각하면 그 사람을 위해서도 그러면 안될것 같기도 하고. 

으으- 여행가서 바가지 금액때문에 사람을 의심하고 이런저런 고민하고 하다보면 여행의 흥이 확 떨어진다.
특히나 새로운 도시에 기대를 가지고 도착하자마자 만나는 택시운전사와 가장 먼저 이런 바가지요금에 대한 흥정을 해야하니.. 아.. 정말 외면하고 싶은 현실이다.




   쉬라즈 첫 숙소. Zand 호텔에 도착  

배낭여행객들이 많이 간다는, 저렴한 "잔드호텔(ZAND)"에 갔다

호텔주소에는 Dehnadi Street이라고 써있었는데,
발음이 영 시원찮은지 '데흐나디 스트릿', '다흐나디 스트리', '다나디 스트릿'...
아무것도 아저씨가 잘 못알아듣는다.
유명하지 않은 street 이름일수도 있고 해서 그냥 근처 광장이름으로 불렀더니 알아들으신다.
쇼하다 광장(Shohada square)앞에서 내려 Zand호텔은 걸어서 찾았다.
그리 멀지않은 거리...

zand호텔 근처에 최근에 값싼 백팩커스하우스가 몇개 더 생겨서 그런지 zand호텔엔 거의 사람이 없어보였다.
zand도 사람을 많이 뺐겨서 그런지 건물 공사도 하고 있었고...
일박에 둘이 15000토만이라고 하시길래 다른 호텔은 둘러보지도 않고 그대로 ok를 하고 방을 잡았다.
toilet은 층에 하나밖에 없는 공용이고 좌변기. 그래도 샤워실은 방안에 딸려있다.
☞ 그닥 비추할만한 건 없지만, 별로 추천할만한곳도 아님

Zand 호텔. 공항 tour info에서 받은 Shiraz map 보는중.



햇빛이 환하게 들어오는 방에, 녹색 체크무늬 시트는 왠지 차분하고 깔끔한 느낌이 들었지만,
지내보니 별로 좋지는 않다. 그리고 생각못했던건데 3인실이상은 double room보다 방은 넓어서 좋지만,
침대가 싱글침대크기다. 사이좋게 꼭 붙어자는 커플에게는 너무 좁다. ^^;
어차피 잠만자는거 이번 여행에서는 최대한 저렴한곳에서 자자는게 둘의 생각이었는데,
막상 싼곳에서 자보니 아늑한 맛은 없다.

'어차피 잠만 자는 곳'이라는 생각이, 막상 너무 저렴한곳에서 이틀을 지내고나니
'잠깐 자더라도 어느정도 피곤은 풀어줄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



 
 
쉬라즈에서의 첫 식사 (110 Hamburgers)  

서울에서 출발후 제대로 잠도 못잤지만, 제대로 된 밥도 먹은 것 같지않았다.
이 대낮에 잠자기엔 아깝지만 밥은 든든히 먹어둬야할것 같아서 짐을 놓자마자 밥먹으러 나갔다.
오빠가 찜해놓은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먹기로 하고, 출발.

여행의 초반에 너무 무리하는것 같아서 오늘은 밥먹고나서 금방 들어와 일찍 자자고 했는데,
돌아오니 오후 8시다. 헥..
나름 많이 보고 많이 걸어서 흐뭇하긴 하지만 너무 몸을 혹사시키는 것도 내가 지향하는 여행은 아니다.

호텔복도에 있던 전등스위치에 붙어있던 양금이 스티커. 이란인들의 양금이 사랑.


이란 국기색 배합으로 칠해놓은 .. 뒤에 공사를 위해 쳐놓은 펜스. 왠지 오빠는 중국인스럽~ㅋ


노란색을 워낙 좋아해서.. 한번 찍어봤다. ^^ 이런 느낌이 잘 어울리는 이란. (Anvari street. 곳곳에 street 표지판이 붙어있다)


110 Hamburgers 앞

론니에 소개된 패스트푸드점 중 하나. 110 Hamburgers 앞.


쉬와르마(shwarma. 양고기 케밥같은거)와 햄버거, 감자튀김. 사이다. (총 5700토만)




   정말 다정하고 친절한 이란사람들  

내가 느낀
이란인들의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주인의식이다.
외국인이라 호기심과 신비로움으로 보는 눈들도 있지만,
그것에 우선한 태도는 그들은 주인이고 우리는 손님이라는 의식같았다.
그래서 우리를 보면 먼저 인사를 해주고,
뭐가 필요한지, 혹시 도와줄일이 있는지를 물어보고, 괜찮다고 하면
'이란에서 좋은 여행하라고. 몸건강하라고. 좋은 기억 많이 가져가라고' 마무리인사까지 챙겨준다.
심지어는 무슨일로 왔는지, 뭘봤는지...
마치 시골에 놀러가면 토박이 동네어른들이 외지인에게 아는척을 하듯
(요즘은 그런 모습도 많이 사라졌겠지만) 그런 느낌이다.

그래서 이란에서는 그곳 현지인들이 우리를 경계하고 낯설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보호해주고싶어하는 사람인듯한 인상을 많이 받았다. (물론 몇명의 장삿꾼들은 제외!)

특히 한국사람들은 주몽과 양금이때문에 어딜가나 인기만점이다.
나는 양금이고, 신랑은 주몽이라고 얘기하면 다들 좋아한다. ㅎㅎ
영어가 전혀 안통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대신,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은 아예 영어를 못하는 수준.
지나가면 영어로 'hello~'하고 장난치듯 인사하는 중고딩정도의 아이들도 많았는데,
그 중 오늘 만났던 한 아이는 "hello. how are you. i'm fine. thank you" 라고 혼자 교과서에 나오는 문장을 한줄 몽땅 외워 말한다. ㅎㅎ 나도 나이를 먹었는지 중고딩애들은 그저 귀엽기만 하다... 

페르시아어를 할줄 모르는 우리는,
하루종일 눈 마주치는 사람들을 향해 "살람~" (안녕하세요)" 을 외치고,
뭐라고 얘기해주면 "메르씨~" (고맙습니다)" 를 외쳐댔다. 
하루종일 살람과 메르씨를 몇십번을 했는지 모를만큼 이란 사람들은 외지인인 우리를 반겨주었다.



 
 
 쉬라즈 동네 산책  

섭정가의 모스크 (Regent's Mosque, Vakil Mosque)
쉬라즈의 유명한 바킬바자르의 입구에 위치.
 1773년에 지어짐. 1인 입장료 500토만.

섭정가의모스크는 멀리서보면 전체적으로 노란색빛이다.(by Kimp)


아름다운 타일들의 조합. 하지만 난 좀 지쳐서 앉아쉬는 중. (by Kimp)

한쪽은 복원공사중...이란의 유적지들중에는 전쟁,지진등으로 부서져 아직 복원중인곳도 많고, 아예 부서져버린 곳도 많다.

vakil mosque의 조감도. (관광객도 한명 있다 ㅎ)





Seray-e Mehr Teahouse : 바킬 바자르 내에 있는 찻집에 들렸다.
 

오빤 차이(Chai)를 시키고. 1000토만.


난 쉬라즈 '전통'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800토만.



쉬라즈의 전통아이스크림은 설탕을 굳혀 만든것 같은 길쭉길쭉한 무엇에.. 
  엄청엄청 달달한 시럽같은걸 올린것 같다.
너무너무 달아서 몸서리가 쳐질 정도라 먹을수가 없었다...
  한입먹고나서 chai로 3잔정도를 마시며 입을 헹궈내도, 입에서 단맛이 남아있다. 
  그래도 전통음식이라니 남기지않고 먹으려고 노력해봤는데 먹을때부터 얼굴에 오만상.. ㅎㅎ
 


낙시르 올 몰크 모스크 (Nasir-ol-Molk Mosque) : 19세기 후반 지어짐. 입장료 1인 1500토만.

모스크 입구. 오르쪽의 나도 마치 현지인같죠? ㅎㅎ



이 모스크는 전체적으로 푸른빛..



모스크내부 기도실에 출입이 가능한데, 스테인드글라스 덕에 내부가 멋지다 (가이드북에 의하면 10시30분~2시사이가 가장 좋단다)




오늘 오후에 돌아본 바자르지역..


뭐라고 써있는 걸까? 계속보면 참 이쁜 이란어..



골목길에서...진흙으로 바른 벽이 많다.


이란은 차선이 넓든 좁든 사람들이 길을 막건너고, 차들도 그에 맞추어 지나간다. 여행자들도 길을 건너기 위해선 그 방법을 익혀야 한다.^^;

 

  이 아이는 자기가 사진한장만 찍어달라길래 찍어준건데, 
  분명 장난기 많은 아이였는데 사진찍으려고 카운트 들어가니 엄청 근엄한 표정으로 바뀐다. (일명 똥폼;)
  이란 남자애들중에 사진찍을때 표정을 이렇게 싹 바꾸는 애들을 많이 봤는데,
  볼때마다 그게 너무 웃겼다... ㅎ
 

거울모스크라고 불리는 샤에체라그(Armagah-e Shah-e Cheragh)에 들리고 싶었는데,
사람이 엄청 많은데다가, 힘들어서 못들어갔다. 여길 먼저 갔어야 하는데.. 체력 바닥.
여긴 정말 몸을 거의 다 감싸는 차도르를 걸치고 들어가야 하고, 
들어가기전에 짐도 다 맡기고 들어가야 한다.
 


   500원짜리 수박한통으로 저녁 때우고 하루 마무리  

오후 늦게 햄버거를 먹은데다가 돌아다니면서 당근쥬스도 사먹고했더니 (쉬라즈 당근쥬스 강추~)
배는 안고파서 돌아오는 길에 500원짜리 수박을 한통사서 먹고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목감기에 건조함은 치명적이라, 방안에 수건을 적셔 걸어두고
각각 감기약에 영양제까지 챙겨먹고 그간의 피로가 모두 풀렸으면.. 하는 큰 욕심을 품고 잠이들었다.

500원짜리 수박은... 가운데만 달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