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 이란

9) 09.05.03. Esfahan에서 칼레파체먹기

소박담박 2011. 1. 26. 20:25

에스파한은 느낌이 좋더니 나랑 궁합이 잘 맞나보다. 야즈드와 달리 잠도 잘잤다. 
8시까지 잤다. 푸욱...^^


이 꽃은 어제 숙소에 들어오기전에... 오빠가 남자에게 받은 꽃. ㅎㅎ
한무리의 남자아이들이 오빠에게 말걸고 친근하게 굴더니 사진찍고 장난치는 사이에
그중에 한명이 길가에 꽃을 한송이 꺽어줬다. ㅎㅎ
우리가 만난 이란남자들은 대부분 다정하고 친절한 스타일들이었다.


   아침먹고  


말랑말랑한 난에 꿀이랑 크림치즈, 쨈등을 발라먹는게 아침.
난은 바게트랑 달리 매일 먹어도 밥생각 안날정도로 맛있었다.



   뜻하지 않게 갑작스런 호텔Tour  

방으로 가져다 준 아침을 먹고 짐을 싸놓은 후,
호텔을 알아보러 나왔다.
오늘은 "이맘광장"쪽으로 가서 놀거라서, 그쪽에 가까운 곳으로 숙소를 옮길 예정이었다.

처음 목적지였던 'hasht benesht apartment hotel'을 찾다가 못찾아서 걷다 걷다보니 먼길을 걸어버렸고,
겨우 찾았지만 방이 없다고 해서 ㅠㅠ (비수기지만 에스파한은 인기가 많았다)
걸어 돌아다니다보니 결국 호텔tour가 되어버렸다.


☞ 가는길 중간에 견과류집에서 드디어 캐슈넛을 발견했다. 으아 내가 견과류중에 제일 좋아하는 캐슈넛~.
 이란에 가면 견과류가 풍성하다고 해서 가기전부터 벼르고 있었는데... 헤헤헤...
 가게에 들어가보니 맛있어보이는 견과류가 종류별로 다양했다.
 캐슈넛바구니에 써있던 가격표에는 12000 이라고 적혀있었다.
 토만인지 리알인지 정확히 적어놓으면 좋으련만,
 대충 물가보고 토만이려니 리알이려니 판단해야하는것 같다. 1kg에 12000토만이라는 의미였고,
 우리는 500g을 6천원에 샀다. 조미되지않은 허연 캐슈넛은 맛이 없을것 같아 약간 조미된
 노란 캐슈넛을 샀는데.... 많이(x5) 짠편이다. 먹을만은 한데 몇개 집어먹고 오후 내내 물병을 달고 살았다.
 짠맛에 좀 덜먹히더니만 결국 한국까지 가져왔다. 게다가 한국에서도 결국 외면받다가 끝내 쓰레기통으로....
 아 너무 짜요... 다른기회에 아몬드도 먹어보고 해바라기씨도 먹어봤는데
 조미된건 짠맛이 상당히 강한 편이다.

캐슈넛 한봉지^^


 

론니에 나온 'Hasht benesht apartment hotel'은 위치상으로도 참 좋아보이던데, 그래서 그런지
예약이 꽉차있어 퇴짜다. 5월5일인가 6일은 되야 빈방이 난다고 한다. 깨끗하고 좋아보이던데...

꿩대신 닭이라고 아까 뜻밖의 apartment hotel을 하나 더 보았던게 있어서 그곳으로 가봤다.
'Tooba apartment hotel'.
이곳은 사실... 위치가 영 애매하다. 어딜가나 택시를 이용해야 할판이다.
그런데 막상 호텔을 둘러보고는 마음이 180도 바뀌었다.
- apartment라서 방이 꽤 넓었고,
  그래서 화장실에 변기도 좌변기 양변기 각각 있고,
  부엌도 있고 냉장고도 있고,
  침대도 크고 마루도 있고 햇빛도 잔뜩 들어온다.
좀 닫혀있던 공간에서 확 트인 공간으로 오니 쾌적하고 너무 좋다.
에스파한에서 2박정도 더 묵을지도 모르는데 여기서 넓은 공간에 빨래도 좀 해서 널고
차이도 끓여마시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리셉션의 여직원도 친절했고 벨보이분도 너무 친절해서 더 좋았던. (뭐하나 맘에드니 다 맘에 드는군~)
처음엔 가격이 다른곳에 비해 좀 비싼편이라 좀 싸게 해달라고 해봤는데
이게 공식가격이라며 벽면에 붙은 공식가격표를 가르킨다. 

론니에서 소개된 다른 호텔들을 몇군데 더 들려봤는데
다른 평범하고 좁고  호텔들도 30~40$ 달라고 하는데 여긴 45$다.

차이를 비교해보니 더더욱 tooba로 가야겠다는 생각뿐이다.
tooba에서 빨래해서 방안 여기저기 널어놓고 마루에 쇼파도 있어서 환한쇼파에 앉아 메모도 하고 책도 봤다. 환한 호텔 좋다. 앉을 공간이 있는 호텔 참 좋다. 샤워기가 분리되거나 욕조만 있었다면 최고였을텐데~.

☞ 참고1.
이란은 그간 외국인들에게 두배의 금액을 받곤 했었는데
몇년전부터 정부에서 관광산업을 늘리기위해 법적으로 이를 금지했다고 한다.
그래서 테헤란이나 에스파한정도의 큰 도시의 호텔에는 공식금액이 로비에 붙어있었다.
안붙어있었던 곳도 있긴하지만.



 

PC방에 들러 사진을 좀 usb로 옮기고,
어제 야즈드에서 만났던 현아아줌마와 스테판아저씨께 이메일로 우리가 묵게된 숙소소식과
이미 빠삭하게 알아오셨겠지만 그래도 오전에 알아본 근처 숙소 물가를 살짝 적어 이메일편지를 쓰고
- 속도가 느린편이라 한것도 없는데 40분이 지나서 1100원이나 냈다.. 기본300토만에 5분당 100토만씩...

PC방을 찾아 들어간 쇼핑센터에 이쁜게 많아서 구경도 했다.
아디다스 트레이닝바지도 50$주고 하나 샀다.
그당시 환율까지 치면 아주 싼건 아니지만 그래도.. 쪼끔은.. 싸다. ;

쇼핑센터에서 발견한 요다인형~ 오빠가 좋아하기도 하고 닮기도 했고 ㅎㅎ




   칼레파체 먹으러 고고~  

오늘의 오후일정은 이맘광장쪽이기때문에 식사할 레스토랑도 그 근처에 있는것으로 골랐다.
아니, 오빠는 이란 오기전부터 이곳을 그렇게나 기대했다.
'칼레파체?' ... 양머리로 만든 음식파는 곳이다.

오후 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하는데,
택시아저씨말씀으로 칼레파체는 이란 사람들에게는 아침일찍에나 먹는 음식이라고 하셨다.
특히 에스파한에서는 더더욱 이 시간에 먹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칼레파체가 '걸어서세계속으로'에서 유성용아저씨(;)가 들린 식당의 고유한 이름인줄로만 알았는데,
음식의 종류인가보다. 동영상에서 본 큰 레스토랑만 생각하며 찾다가 좀 헤맸다.

우리가 들린곳은 테이블 2개 정도 놓인 작은 칼레파체 음식점.
양머리들을 푹 삶아서 접시에 살과 뇌, 혓바닥,귀 등등을 한접시 그대로 살점만 발라놓아주고
다른 오목한 그릇에는 누런육수를 내주셨다.
양고기는 흔히 먹는 고기가 아니라서 역시 그 특유의 누린내가 느껴지기는 하지만
약간의 후추를 겸하면 먹을만 하다.
육수는 그냥 먹고 고기는 난에 싸먹는데, 나도 열심히 먹는다고 먹었는데... 아무래도 부실히 먹혔던건지
오후내내 배가 고팠다. -.-;

택시아저씨말대로 점심엔 손님이 거의 없고 오히려 정리하는 분위기다.
외지인이 와서 먹는걸 보니 신기하고 반가우신지 먹는데 쳐다보고 계신다. ㅎㅎ
누린맛을 죽이기 위해 후추를 뿌려먹는것 같은데,
뿌려달라고 했더니 먹기 힘든줄 알고 엄청 뿌려주셨다.
맛있다고 눈가에 주름까지 지어가며 인사하는 신랑.

 
푹 고은 양머리. 여기서 살을 발라내준다.
 양머리 뼈!

발라내진 살.
접시안에 '혀'도 있고, '눈알'도 있고.. 다 있다.

 나도 국물은 싹싹 다 먹었다.
우리나라 곰탕같은... ^^ 뜨끈뜨끈 기운이 불끈불끈 솟아난다.




레스토랑은 이맘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바자르안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이맘광장으로 나가는 길에는 크고작은 가게들이 늘어서있었다.

점심시간엔 가게들이 거의 문을 닫는데, 요건 점심먹기전에 찍은사진

광장쪽으로 걸어나가려고 길을 헤매고 있는 사이에 어느 이란 사람을 한명 만났다.
이란의 바자르내에 있는 수많은 까펫트 장사에 관련된 사람들 중 한명이었다.
 
까펫트 장사들은 대게 여행객들에게 처음에 호의로 다가와서 말을 걸고
자기네 가게 구경하라고, 놀러오라고 꼬시는것 같았다.
가이드북에 보면 그런 곳에 들어가면 차도 얻어마실수 있고 말만 잘하면 pc를 빌려 인터넷도 할수 있고,
모스크 건물위로도 올라갈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우리도 몇몇 마주친 까펫트 장사꾼들이 90% 좋은 사람들이었다고 생각되지만,
돌아와 생각해보면 무서운 일이기도 하다.

여행지에서 마음을 닫는 일, 마음을 여는 일.... 그것은 정말 어렵고 중요하고 긴박하며 지혜가 필요한 일이다.

어쨋든 그 사람을 따라 건물 2층으로 올라가보기도 했고 작은 그의 가게도 잠시 구경 했다.
그는 자신의 와이프를 'boss'라고 표현하는 호탕하며 젠틀한 사람이었다.
사진을 찍는다며, 직접 찍은 유목민들의 사진도 보여주었고
론니플래닛의 5번째 수정판 표지에 있던 사진이 본인이 찍은거라고 했다.
그리고 그래서 그런지 론니에 어떤 음식점과 찻집들이 소개되어있는지도 대충 다 알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저렇게 구경을 시켜주고는 우리가 가야할 방향을 멀리까지 따라나와서 알려주고는,
점심먹으러 간다며 헤어졌다.



점점 마주치는 이란사람들이 늘어가면서 마음의 벽도 많이 허물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 정말...
보고싶었던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이맘광장'에 간다.
 두근두근....